한때,
산하면 정상만을 떠올렸다.
정상에서 누리는 탁 트임과
높이 자리매김한 기암들을
갈망했기 때문이다.
산의 온전한 몸체보다는
뾰족한 그 끝부분만을
생각했던 것이다.
숲 무성한 오솔길,
물 맑은 계곡,
청아한 새 울음 소리...
산을
정상만이 아닌
전체로 생각할 때부터,
산을 오르내리는 모든 순간은
역경이 아닌 즐거움이 되었다.
목표만을 생각하면,
과정은 역경이 되기 쉽다.
- 정상 -
수도권에 위치한 도봉산은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에 올라서자, 암벽가들이 오봉의 봉우리를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는 사람들... 산을 찾는 것은 오로지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함인가?
정현진(놀이 사진가)
-아타락시아(2014)
-1장 1단, 한장의 사진 하나의 단상(2017)
정현진(놀이 사진가)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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