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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근의 진짜웨딩] 스드메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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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근의 진짜웨딩] 스드메의 함정
  • 권경근 웨딩칼럼니스트
  • 승인 2018.07.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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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근 웨딩칼럼니스트.<사진=KNS뉴스통신DB>

[KNS뉴스통신=권경근 웨딩칼럼니스트] 대부분 예비부부는 웨딩박람회와 같은 곳을 찾아 결혼 준비의 첫발을 내디딘다. 웨딩박람회에서는 소위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칭하는 스드메가 대표 상품이다. 웨딩박람회에서 만나는 웨딩플래너는 주로 스드메를 담당하여, 편리하게 업체들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때나 드레스샵에 방문 시, 동행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 

스드메에 대한 대략적인 금액대가 형성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플래너의 동행 등을 제외하고 업체 선정만을 도와주는 다이렉트 박람회라는 개념도 생겨났다. 말 그대로 제휴를 맺은 업체와 예비부부를 연결만 해서 가격의 거품을 조금이나마 없앤다는 형태이다. 그러나 몇몇 업체를 통해 준비한 부부는 막상 따져보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또한, 업체와 제휴 된 웨딩홀에서 결혼할 경우, 스드메를 공짜로 제공하는 등 조삼모사 격의 일부 업체도 있다. 하루는 웨딩박람회의 무료초대권이라며 메일을 받은 적이 있는데, 본인의 장사를 위한 박람회에 무료초대권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다니 한편으로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겪었지만, 예비부부들이 처음 보게 되는 상품의 금액은 전체 비용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추가 비용이 있다는 얘기다. 스튜디오 촬영을 예로 들면, 원본 CD 즉 사진을 찍은 원본 파일은 약 30만 원 내외(서울 기준)의 금액에 따로 구매해야 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찍은 사진 파일을 구매할 수밖에 없으니 반강요에 가까운 일이다. 만약 수정을 원한다면 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팁이라면, 인터넷에서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수정을 받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앨범 사진의 장수를 늘릴 때도, 장당 금액이 추가된다. 게다가 액자를 선택할 때 아크릴 등 고급 액자를 선택할 경우 50만 원 내외의 비용이 더해진다. 액자는 스튜디오에서 하는 대신 시중에서 합리적인 금액에 구매하여 포토 테이블을 꾸밀 수 있는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필자가 예비 신부와 함께 스튜디오 촬영을 위해 메이크업 샵에 방문했었던 적이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을 패키지로 계약한 만큼, 어느 정도의 서비스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필자는 메이크업 샵을 방문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샵을 방문하고는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신부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나, 신랑의 경우 약 10분 내외로 어떻게 보면 대충한다고 느낄 정도였다. 모든 샵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보통은 신랑의 경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패키지에 포함된 상품이 아닌 훨씬 적은 금액을 내도 더 세심한 화장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평소 메이크업을 받아보지 않은 예비 신랑들은 이에 무딜 수 있겠으나, 금액을 냈다면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처음 드레스 샵을 고를 때는, 옷을 입어 보는 피팅비 명목으로 비용을 낸다. 그리고 드레스가 신상이거나 처음 입는다는 이유로, 오히려 구매하는 비용에 가까울 만큼 대여비를 추가로 요구하는 때도 있다. 실제 대여가 됐던 것인지, 언제 구매한 것인지 알 길은 없다. 게다가, 드레스는 아무래도 혼자 입고 벗기가 어렵다 보니 촬영과 결혼식 당일에 도와주는 헬퍼 이모님이 필요한데, 이 비용 또한 따로 추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와주는 이모님에게 돈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단순히 제시된 금액만 보았던 예비부부들에게는 부담되는 금액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셈이다. 또한, 남자 예복의 경우 대여를 하기는 하지만, 보통은 잘 맞는 옷을 찾기 어려운 이유로 대부분 맞춤 예복과 수제화 등을 선택한다. 이 외에도 추가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예비부부들은 예산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이제 스드메에 대한 원론적인 얘기를 하고자 한다. 스드메라는 패키지 상품은 기가 막히게 잘 만든 하나의 상품이자 단어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의 심리를 이용해서 아무런 기준도 세우지 않고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예비부부가 처음 보는 금액은 100만 원대에서 시작해, 결론적으로 평균 300만 원의 비용을 내게 된다. 이런 이유에선지, 결혼준비대행 서비스 관련 불만 건수가 2014년 1700여 건에서 2017년 2000여 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0여 년 전부터 웨딩 컨설팅이란 개념이 생겼다. 당시엔, 결혼 준비에 관한 정보가 마땅히 없었던 터라, 편리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초반에는 신랑 신부가 다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관련 업체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으니 윈윈 형태의 시장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악순환이 시작됐다. 업체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내려가는가 싶더니, 예비부부가 지출하는 비용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거나 오히려 오른 경향이 두드러진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중심엔 중간 수수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간 수수료로 인해 냈던 비용이 아티스트와 포토그래퍼 등 일을 하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는 구조이기에, 옵션으로 매출을 메꾸는 형태가 자리 잡게 됐다.

이상하게도 웨딩 상품, 특히 스드메의 경우는 가격이 비공개 돼 있다. 시장이 투명하지 않다. 업체에 전화를 걸어 문의할 경우, 알려줄 수 없다거나 직접 방문을 해야 알려준다고 얘기한다. 따로따로 알아보는 금액이 당장은 패키지 금액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샵에 각각 지출하면 오히려 더 합리적이고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업체는 직접 찾아오는 고객에게 중간 수수료를 제외한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할 수 있다. 예비부부들도 업체를 방문해서 서비스가 어떤지, 포트폴리오도 확인해보고 샵의 분위기를 느껴보며 직접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새로운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 임대료가 비싼 강남 한가운데 웨딩 관련 업체들이 모여있을 이유도 없다. 웨딩 컨설팅 시장이 형성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으나, 불필요한 거품은 걷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화려하고 멋있는 결혼이든, 소소하고 작은 결혼이든, 준비하는 데 있어 예비부부들의 심리를 그들의 이익으로 이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가격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서비스의 품질은 SNS 등 입소문으로 고객들에게 직접 홍보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와 관련 업체 모두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미래 부부의 결혼준비도 더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정리]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

권경근 웨딩칼럼니스트 skyunion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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