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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낯선 이와의 왈츠, 연극 '울고 있는 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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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낯선 이와의 왈츠, 연극 '울고 있는 저 여자'
  • 김용주 기자
  • 승인 2018.10.19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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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고,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 연극의 가장 매력이다.
                                                                                                         "울고있는 저 여자" 의 첫 장면 / 사진 김용주 기자

[KNS뉴스통신=김용주 기자] 세상의 모든 것들은 물질을 따라가고, 고유의 정신과 가치들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화려하고 잘 포장되고 미화된 것들에 가려 소소하고 소박하며 인간적인 활동이나 모든 것은 가려지고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메뉴 중 밥은 하루 세끼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지만, 너무 소중하고 평범한 것이기에 인간들은 그 맛의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4차 산업 혁명을 앞둔 이 시대에 점점 인간이 교감하고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그것들이 점점 드물어져 가고 있다. 작년만 해도 신기하게 보이던 무인 주문기 키오스크가 어느덧 프랜차이즈점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삭막하고 건조한 응대를 하는 프랜차이즈 점원들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대형병원 진료받기 위해 상담하고 대기 하고 했던 그것들도 지금은 모바일 어플 이용해서 최소한의 대면만 이루어지고, 데이터와 검사 수치에 의해 치료 처방받고 있다.

소통을 원하지만, 소통은 점점 멀어져 가고 불통만 확산되고 있다. 불통의 대인관계가 피로해져서 점점 사람과 사람 간 회피하는 시대에 오고 말았다. SNS나 포털 등지에서도 인간관계에 대한 규칙, 관계에 대한 글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 단절해야 할 사람 등을 분류하는 글들 말이다.
 

                                                                                                          안윤철 배우와 권혜원 배우 /사진 김용주 기자

연극 [울고 있는 저 여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삭막한 현대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이 연극은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지만, 원작자가 원작을 만들었을 때 상황보다 지금의 소통은 아주 많이 변했을 것이다. 지금보다는 많이 그때가 훨씬 인간적이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해를 거듭하면서 제작되어온 연극이었지만, 올해 작품보다는 관객들의 감동과 교감을 이루어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점점 인간들은 외로워지고 고립화되어 가기 때문이다.

10월 4일부터 10월 14일까지, 10일 동안 공연되었던 연극 “울고 있는 저 여자”는 2005년 초연을 시작으로 연극과 뮤지컬로 공연되어 졌던 작품이다.
여러 번의 공연을 거치면서 깎이고 다듬어져 올해 공연 완성도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완성되어 성공적인 공연을 마칠 수가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섬세했고, 전체적인 작품은 아주 세련되고 현대적이었다.

배경이 되는 지하철 역사의 무대는 일상의 현실,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고, 극의 몰입도와 인간들이 가진 상상력과 인간만이 가진 우리 뇌의 송과체를 자극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 조명효과가 아주 뛰어났었다.

더블캐스트 배역 중 안윤철 배우는 코믹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이 시대의 희망을 꿈꾸는 젊은이의 연기로.
김영학 배우는 청년실업, 삼포 세대를 대변하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같은 배역으로 연기를 하였다.
완전 다른 느낌으로 연기를 하여, 한 공연에 두 가지 다른 맛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배우인 권혜원 배우는 톡톡 튀는 생기발랄한 이미지에서 나오는 특유의 느낌으로 막냇동생이나 철부지 딸 같은 느낌의 현재 젊은 여성으로 표현을, 김하영 배우는 노련하고 성숙한 연기로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시대의 늘 고민이 많고 현실이 불안한 30대 여성으로서의 느낌을 잘 표현해서 관객들의 마음을 잘 이끌어 내었다.
배우들의 몰입도와 아주 높은 집중이 요구되는 작품이어서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들이 매력적이고 멋이 있어 보이는 게 이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김하영 배우 / 사진 김용주 기자

서울 대학로가 아닌 부산 변두리 지역에서 20대 관객들이 많이 찾았다는 것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다.

소득 불균형이 심해지고, 청년취업, 장기간 이어오는 경제불황, 울고 싶어도 울 수도 없는 이 적막한 세상에 대한 위로와 상처의 치유를 받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조그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조그만 안식처와 힐링 치유의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공연이 끝나고, 한참 테스트테론이 왕성할 시기의 20대 젊은 남자들이 눈물을 많이 흘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서로를 위해 위로해주고 격려해줄 만한 장치가 부족했다고도 볼 수가 있다.

소통이란 것은 사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6이란 숫자를 각 각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쪽은 6, 한쪽은 9이다.
서로의 관점에서 자리와 위치를 옮겨 보면 이해가 간단하지만, 우리 사회는 오로지 자신이 본 것만 크게 외치고 상대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인간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기는 부상을 입히게 된다. 꼭 신체적인 부상이 아닌 마음의 상처도 부상인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당분간은 인간보다는 AI가 확산 되는 시대를 맞이하겠지만, AI가 확산 될수록 지금과는 반대로 인간과 대면하는 서비스는 고급서비스가 될 것이다.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귀하게 되는 시절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대비하며 인간적인 부분을 소중함을 알고 소통 배려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인생을 값지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김하영 배우와 김영학 배우 / 사진 김용주 기자

어쩌면, 우리가 지금 가장 갈망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인정할 줄 알며 서로 나눔의 기쁨을 아는 그런 사회일 것이다. 인간인 이상 인간이 가장 꿈꾸는 것은 인간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사진 김용주 기자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불신,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렇게 심해질수록 이 연극은 더욱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 연극은 현대인들이 무심코 놓치기 쉬운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을 회복하는데 예방 치료 되는 백신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용주 기자 k3y4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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