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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합리적 권위 요구 봇물…“윗사람 해먹기 힘든 세상”

기사승인 2018.11.09  0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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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압적 권위’→‘합리적 권위’로 사회문화체계가 변하는 과정

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자료사진]

세상이 참 많이도 바뀌고 있다. 좋은 표현으로 하면 사회 문화가 격변하고 있다. 유식한 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나 ‘창상지변(滄桑之變)’이다. 말 그대로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되듯이 세상일의 변천이 심하다.

뽕나무밭이 변해 사과밭이나 배밭이 될 수는 있겠지만 밭이 바다로 변한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수사(修辭)적 비유다. 그만큼 변화의 폭과 넓이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을 빗대어 한 말 일거다.

요즘 우리사회의 문화 패러다임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과거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생각과 행동의 틀이 급속히 바뀌어 가고 있다. 평등과 탈 위계의 사회가 보편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통과 포용이라는 대의가 사회적 가치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장군에게 전하는 용사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병사들이 발표를 주도했다. 이 자리에는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군 수뇌부가 참석해 병사들의 발언을 경청했다.

한 병사는 “별을 달고 계신 장성 분들과 일병은 역할과 계급이 다를 뿐 같은 전우”라고 당당히 말했다. 또 다른 병사는 “자율성을 강화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해주되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을 주문했다.

“현재 용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없는 존재”, ‘지휘 책임의 범위와 한계도 재설정 필요“, ”용사를 인격체로 존중해 줄 것" 등등... 병사들의 소신에 찬 발언은 봇물을 이뤘다 한다. 그것도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할 군 최고 별자리 지휘부 앞에서다.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담보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띠어 규율과 명령과 복종이 근간이 되어야 하는 엄격한 군 조직에서도 수평적 체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기성세대들의 군복무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병영생활은 천양지간이다.

과거 같았으면 하극상의 발언이다 싶을 이런 거침없는 쓴소리가 군대에서조차 가능해진 세상이다. 어느 병사의 말 맞다나 “시대의 지적 수준”이 높아져 병영문화도 급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요즘 일반사회 조직에서도 구성원과 경영자의 위상이 예전 같지가 않다. 군에서 갓 입문한 일병이 장성과 병사가 다르지 않다고 하듯이 구성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수평적 권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2~3년의 임기로 보임되는 공공기관의 수장은 신분이 보장되어 있는 구성원들에게는 한낱 자리를 거쳐 가는 “계약직” 신분으로 비춰지는 세태다. 갈수록 조직인의 신분보장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단기적인 경영자 보직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경영자의 인품이나 리더십에 따라 상황은 다를 수가 있다.

어쨌든 지금은 과거의 수직사회에서처럼 권한 중심의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것이 용인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공정성, 합리성, 평등성이 요구되는 수평적인 문화 패러다임이 시대정신이 된 것이다. 이런 가치와 배치되어 낱낱이 드러나는 과거 우월적 지위의 남용 행태가 바로 최근 갑질과 미투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 나타나는 황혼이혼이나 졸혼의 사회적 풍조도 결국은 과거와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 과거 가족 구성원에 대한 가장의 군림과 지배를 인정하던 가부장제 환경에서 탈피해 수평적인 가족형태를 추구하는 추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속적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이 자율성과 평등성을 당당하게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모든 면에서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곧 가정이나, 사회나, 조직이나, 국가나 과거에 누리던 ‘우월적 권위’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회사상가 막스 베버는 권위에 대한 이론에서 지배의 유형을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 합리적 권위로 나누었다. 여기에서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가부장제는 전통적 권위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서양문화권에서 권위를 구분지은 막스 베버와는 달리 한국이라는 특정 문화권에서 전통적인 권위는 거의 ‘강압적 권위’나 다름없었다. 이제까지는 남자, 학벌, 출세, 돈, 권력, 연줄과 같은 요소들을 통해 우월 지위를 획득했다. 그러면 거의 무소불위의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준봉건적 사회구도였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과거의 적폐들이 급변하는 공정과 평등과 합리의 가치기준에 견주어 사회적으로 철퇴를 맞고 있는 복잡한 형국이다. 너무 단숨에 사회문화체계가 수직에서 수평으로 급변하면서 여기저기서 새로운 가치에 대한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합리적 권위를 지나쳐 거의 ‘방임적 권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될 때도 있다. 스스로의 책임의식은 없으면서 상대방의 잘잘못만 공격하는 내로남불이 판친다. 곧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比) 세태가 사회를 얽어매고 있다.

인간이 모여 만든 사회라는 거대 조직은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수직적 권위체계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보편적이고 합리적 기준에 따라 위계가 정립될 수밖에 없다. 수평적 사회라 해서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균등하고 동등하고 획일적일 수는 없다. 

그러려면 과거 강압적인 권위주의가 자유방임적으로 변할게 아니라 합리적인 권위가 존중되는 선진 사회문화체계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저작권자 © KNS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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