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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 사십구재…불안하고, 초조하고, 황홀하고, 외로운 이 나비 같은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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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 사십구재…불안하고, 초조하고, 황홀하고, 외로운 이 나비 같은 시간들
  • 백영대 기자
  • 승인 2018.11.21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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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아린 한송이처럼 비리다가 끝끝내 서럽고 싶다.

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 싶다!

-농담 한 송이
             허수경

[KNS뉴스통신=백영대 기자] 시를 쓰는 고고학자 고(故) 허수경의 사십구재가 북한산 중흥사에서 20일 치러졌다.

그녀는 독일에서 위암 투병 중 지난 10월 3일에 향년 54세로 세상과 이별했다.

허 시인의 사십구재를 주재한 북한산 중흥사 지도법사 동명 스님(차창룡 시인)은 1993년 별세한 진이정 시인에 이어 ‘21세기 전망’ 동인 허수경 시인을 떠나보낸다며 슬퍼했다. 그들은 함께 동인 활동을 했다.

오은 시인의 약력 보고로 시작된 이날 사십구재는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21세기 전망’ 동인 함성호 시인, 고향 후배 김이듬 시인의 추모사로 이어졌다.

함 시인은 “우리는 시인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며, “하루하루 그녀에게 가까이 가는 것이 남은 자들의 삶이다”고 허 시인을 추모했다.

김이듬 시인은 허수경 시인의 어머니는 그녀의 죽음을 알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병률 시인과 김현자 번역가과 허 시인의 ‘불취불귀’와 ‘나는 춤추는 중’을 한국어와 불어로 낭송했다.

출판사 난다 대표인 김민정 시인의 애달픈 송사와 허수경 시인의 유품을 불태우는 의식으로  사십구재는 마무리 됐다.

1992년 이후 독일에 거주했던 허 시인의 장례는 10월 27일 독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졌으며, 이날 사십구재는 출판사 난다와 문학과지성사 공동 주최로 열렸다.

한편, 허수경 시인의 기제사는 ‘21세기 전망’의 동인으로 함께 활동했던 진이정 시인(1959~1993)과 함께 매년 10월 3일 북한산 중흥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백영대 기자 kanon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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