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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효심으로 완성한 자연인의 집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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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효심으로 완성한 자연인의 집 화제
  • 서미영 기자
  • 승인 2019.02.21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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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서미영 기자] 해발 700m, 이웃집 하나 없는 깊은 산속. 그곳에 멋들어지게 지어 놓은 집 한 채가 있다. 

산세가 훤히 비치는 넓은 창과 황토로 견고히 쌓아 올린 벽, 온 지붕을 덮은 태양광 패널까지. 언뜻 봐도 감탄을 자아내는 크고 널찍한 집이다.

건장한 체격에 부리부리한 인상, 무뚝뚝한 경상도 사투리를 툭툭 던지지만 알고 보면 둘도 없는 효자에 사랑꾼이라는 그. 자연인이 입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집은 귀한 오색의 혈토가 나오고 ‘서출동류’ 수가 흐르는 명당 중의 명당이란다. 

이 터에 자리 잡기까지 풍수지리학, 집 짓는 법, 각종 약초 등을 공부한 것은 물론, 무려 4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는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그리도 간절히 산을 찾게 됐을까.

13일 방송된 '나는 자연인이다' 주인공은 자연인 시남기 씨이다. 호떡 장사를 하는 부모님 밑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자연인. 넉넉하지 못했던 집안을 일으켜 부모님을 편하게 해드려야겠다는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이 어릴 때부터 강했다. 

자신의 꿈보다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상업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했고 졸업 후 은행 공채를 통해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은행원을 거쳐 공직 생활까지, 22년간 앞만 보며 부지런히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적성엔 맞지 않지만 처자식과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늘 그를 바삐 움직였다. 40대 초반, 집안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서야 그는 늘 가슴 속에 남아 있던 자신의 꿈인 ‘사업’을 시작했다. 

은행 외환계에서 일했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무역업을 택했다. 미얀마 국경 지역을 넘나들며 보석 수입을 시작한 그는 보석을 노리는 반군에 쫓겨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적도 부지기수. 

위험 부담이 컸지만, 직장 생활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업에도 탁월한 감각이 있어, 제 적성을 찾은 것 같아 늘 즐거웠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어머니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야 만다. 평생 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부모가 늘 인생의 1순위였을 만큼 각별했기에 더욱 그 충격이 컸다. 

아내와 함께 24시간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애썼지만,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병. 그의 가슴은 타들어만 갔다. 

처방약의 부작용으로 오는 다리 근육통과 환각증세로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어찌할 도리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결국 그는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어머니의 자연치유를 위해 산으로 들어왔다. 아들의 간절한 효심 덕분이었을까. 산에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휠체어에 의지했던 어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고, 백발에서 검은 머리카락이 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되셨다. 

산에서 함께 지낸 3년 가까운 시간이 어머니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자연인이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산에 들어온 만큼 자연인은 외부와 내부 모두 천연 재료만을 이용해 집을 지었다. 

물을 섞지 않은 채 오색혈토만을 다져 짓는 ‘담틀공법’으로 벽을 쌓았고, 바닥의 자연 대리석은 물론, 인견으로 만든 벽지까지. 기둥하나 없이 널찍하게 만든 거실은 어머니의 실내 운동을 위한 자연인의 센스. 

효심으로 지은 그의 집은 욕실마저 특별하다. 급식소에서 나온 폐자재를 재활용해 만든 ‘스테인리스 욕조’는 물이 쉽게 식지 않아 어머니가 쑥 목욕을 하실 때 요긴하게 쓰였다.

어디 그뿐인가. 밤낮없이 공부해가며 만든 자연인만의 ‘천연발효식초’는 파킨슨병약의 부작용을 눈에 띄게 줄여 줄 정도로 어머니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뇌기능 활성화에 좋은 솔잎을 넣는 게 그만의 비법. 꾸준한 연구로 노벨상까지 도전 중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힌다.

늘 건강한 먹거리를 공부하는 자연인답게 그의 밥상 또한 남다르다. 온갖 약초를 우린 물에 끓이는 멧돼지수육과, 무역업을 할 때 즐겨 먹었던 태국식 간장을 넣은 볶음밥은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이다.

산에 오기 전까지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고생했던 그는 간에 좋은 고려엉겅퀴 씨앗을 산에 갈 때마다 찾는다. 자연에 반한 상남자 중의 상남자. 산에 들어온 뒤로 그에겐 아기자기한 취미가 생겼다. 바로 돌에 그림 그리기와 나무로 가구 만들기. 

이제껏 곁을 묵묵히 지켜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집 꾸미기로 보답하는 중이다. 오늘도 자연인은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삶의 활력을 안겨준 산에서 건강하게 빛나는 내일을 꿈꾼다.

서미영 기자 ent2@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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