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활동가 매향리 갯벌·화성호 탐조도
[KNS뉴스통신=정양수 기자] 화성시(시장 서철모)가 주최하고 화성환경운동연합이 주관, 환경부·해양수산부·문화재청·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가 후원한 '화성습지 생태·환경 국제심포지엄'이 13일 롤링힐스 호텔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하늘과 바다와 사람의 생명을 이어주는 화성습지, 희망을 그리다'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서철모 시장, 김홍성 화성시의회 의장, 송옥주 국회의원, 오진택·김태형 도의원, 신미숙·조오순·송선영 시의원, 피트 프로바스코 EAAFP 의장, 레이코 이츠카 람사르협약사무국 선임자문관,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 이준원 화성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등 국내외 석학, 대학교수 및 연구자, 시민활동가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앞서 서철모 시장은 지난 10일 송도에서 열린 EAAFP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피트 프로바스코 EAAFP 의장을 비롯한 해외 참석자들과의 사전 환담을 갖고 화성습지의 미래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심포지엄은 개회식을 시작으로, 기조강연과 총 3차례의 세션이 진행됐다.
서철모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화성습지는 세계인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화성시는 2020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2021년 람사르 습지 지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소중한 화성습지를 후대에까지 건강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습지 보전과 관련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태선 대표는 환영사에서 "화성습지는 람사르 습지 선정 기준 9개 중 3개를 충족한다"며 "화성습지는 물새의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피트 프로바스코 의장은 "화성시는 이동성 물새들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EAAFP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지정 이후 습지 개선을 위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며 "화성습지는 대단히 중요한 장소인 만큼 이 지역을 광범위하게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이코 이츠카 람사르협약사무국 선임자문관은 축사에서 "화성습지를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보전하기 위해서 조화롭게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람사르 사무국은 화성시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화성습지의 람사르 습지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에는 레이 광춘 북경임업대학 교수가 '생태문명과 습지보호'를 주제로 발표했다. 레이 광춘 교수는 "생태문명의 핵심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을 존중하며 자연의 법칙에 따라 자연보호를 위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자연보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통합적이고 적절한 관리 체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종호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후, 세션별로 주민과 상생하는 습지 관리, '주민참여, 환경보호, 그리고 지역발전', 화성습지 미래를 위한 시민 토론이 이어졌으며, 각 세션에는 김충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연보전정책실장, 남길현 화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석찬 화성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장이 좌장으로 참여했다.
첫번째 세션의 발제자로 참여한 새와 생명의 터 나일 무어스 박사는 "습지는 사람을 교육시키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사회가 좀 더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면서 "우리가 가고 싶은 곳, 생태계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화성습지의 미래는 화성시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며 "시민 여러분이 결정을 하면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지원하고 돕겠다. 도움을 요청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 리지 브루스는 "자연보호구역은 사람과 자연이 교감하는 장소"라며 "사람이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자연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든, 티치웰, 스네티샴 등 주민과 상생하는 영국 습지보호구역 관리사례를 소개했다.
캐서린 렁 칼리드리스 생태엔지니어링 대표는 홍콩과 상하이 내 람사르 보호구역을 소개하며, 두 사례를 통해 지역주민의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홍콩, 상하이 모두 대도시로 일부 지역이 람사르 보호지역으로 지정, 물새 등 생태계가 보호되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위해서는 오랫동안 거주한 지역민과 소통하고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랜돌프 헤스터 교수, 인완치 교수와 함께 화성습지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발전을 위한 제안서를 발표한 마샤 맥널리 UC 버클리 교수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화성습지가 삶과 평화를 위한 장소가 될 수 있다"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습지의 미래에 대해 화성시와 농민, 어민, 시민단체, 기업 등이 다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두번째 세션에서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주남저수지 습지보호구역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우봉희 창원 자연농법 농민은 '자연농법, 논, 주남저수지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재두루미와 농민이 함께 키운 주나미(米)에 대해 소개했다.
이후, 박정섭 가로림만 도성어촌계장과 최문희 충청남도 균형발전담당관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세번째 세션에서는 화성습지의 미래를 위한 시민토론이 진행돼 습지 보전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펼쳤다.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화성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참가한 국내외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일대도 다녀갔다. 심포지엄의 일환으로 진행된 화성습지 현장방문에서 참가자들은 철새 탐조와 함께 매향리 주민과 소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현장방문에 참가한 캐서린 렁 대표는 "이틀 동안 머물면서 탐조활동을 하고 지역주민을 만났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됐다"며 "화성습지의 역사를 들으며 보전을 향한 주민들의 염원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화성습지는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받아 2018년 EAAFP 철새이동경로 서식지로 등재됐다. 이후 화성시는 시민단체와 각계 전문가, 유관기관과 함께 2020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2021년 람사르 습지사이트 지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양수 기자 ys92k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