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장선희 기자] 하루가 바쁘고 다르게 바뀌어가는 요즘, 기술의 발전과 시대에 역행하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흑백사진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앞에 다소 동떨어지고 역행하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토요일 오후의 한 스튜디오, 빼곡히 줄을 서며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흔히들 흑백사진 하면, 오래되며, 낡고, 촌스러운 느낌을 먼저 생각하지만 스튜디오를 찾는 주된 연령층은 20~30대 젊은 커플층이다. 카페와 흡사한 느낌마저 주는 이곳은 이미 트랜드에 민감한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고객 한 팀이 촬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분~15분, 스튜디오 안에선 큰 음악소리와 함께 사진사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촬영이 끝난 고객들은 나오면서 연신 “재미있다 즐겁다”라는 반응을 띈다. 테블릿pc를 받아 들고 결과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고, 결과물을 인화한다. 이 모든 과정은 30분 안에 끝나며 결과물을 받아 들며 보이는 반응은 제각각 이지만, 고객들의 얼굴엔 즐거움 가득하다.
누구나 카메라를 갖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에, 그 사진관에 가야만 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게 바로 흑백사진관의 묘미라고 토담쓰담 스튜디오 관계자인 박진서 작가는 말한다.
사진을 찍어주는 작가가 있고, 그 사진작가만 표현을 할 수 있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감정과 표정을 순간적으로 담아내는 기술이 흑백사진이라는 기법과 만났을 때, 고객은 사진을 추억의 기록으로 간직하게 된다는 것.
토담쓰담스튜디오 박진서 작가는 흑백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기쁨을 찾았다고 말한다.
“찍는 분도 기쁘고 찍는 사람도 기쁜 곳이 바로 흑백사진관입니다. 단순히 포즈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웃고 떠들고 사진작가와 소통을 합니다. 사진을 찍었던 행위 자체가 즐거움으로 기록이 되어야 좋은 사진이 나오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사진이 됩니다. 더 멀리 나아가서는 사진을 찍는 사진관이 사진을 찍는 주된 목적 이외에 방문하는 이의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디지털시대에 스마트폰에 밀려 사라졌던 동네 사진관들, 감성을 자극하며 추억을 기록하는 곳으로, 트랜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새로운 데이트 명소로 부활하고 있다.
장선희 기자 kn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