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선의 베토벤> 공연 리뷰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2번 3번 4번 연주회
2018년 5월 25일 / 롯데콘서트홀
음악평론가 이석렬(열)
지난 5월 25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백혜선의 베토벤> 두 번째 연주회는 많은 청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베토벤의 협주곡이 3곡이나 연주되는 드문 기획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사람의 피아니스트가 베토벤의 협주곡을 한 공연에서 3곡이나 연주한다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로서 많은 열정과 체력의 안배를 요하는 것이다 .
이날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베토벤의 협주곡 2번과 3번 4번을 안정된 기량으로 연주했다. 전혀 흠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공연의 난이도와 체력적 부담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멋진 연주를 들려준 공연이었다고 본다. 피아니스 백혜선은 섬세한 터치와 암보력을 바탕으로 해서 베토벤의 협주곡 3곡을 무난하게 연주했다.
이날 공연을 함께 한 오케스트라는 이병욱이 지휘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였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 공연에서 안정된 파트너 역할을 이행하였다. 그렇지만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균형감은 좋았지만, 긴장감이 부족하고 극적 역동성도 충분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베토벤의 협주곡에서 이러한 면모는 더욱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협연자와 악단 간에 이러한 차원이 보강된다면 베토벤 협주곡 연주는 더 나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번 공연은 전반적으로 백혜선의 섬세하고 민첩한 터치가 두드러진 공연이었다. 특히나 협주곡 3번의 카덴차들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은 인상적이었다. 협주곡 4번에서 특정한 부분들의 흐름을 부드럽게 처리하여 여유로운 악상을 창출한 것도 좋았다.
이날의 베토벤 협주곡 공연은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소통 차원에서 그다지 충분한 유기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협연자가 창출하는 긴장감을 오케스트라가 충분히 따라주지 못하거나, 현악 파트의 긴장감이 부족한 것 등은 나름대로의 과제로 남았다. 협주곡 3번의 경우 오케스트라의 목관 파트가 나름대로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본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이번 베토벤 협주곡 연주회는 연주자로서 학구적이며 몰입성이 강한 전곡 시리즈 연주회에 도전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연주자로서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이며 나름대로 예술적 체험과 성숙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획이다. 청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으며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준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모습에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석렬 논설위원>
이석렬(열) 논설위원 sungny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