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정호일 기자] 학자들이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전제로 김해신공항, 가덕도신공항, 대구통합신공항 계획과 추진을 전면 재검토·재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북대 이철우 지리학과 교수, 광주대 이민원 교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이웅호 교수 등은 25일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위한 제2관문공항 남중권 유치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광주대 이민원 교수는 <남부공항(제2관문공항)의 필요성과 성공조건>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대한민국은 사실상 섬이어서 해외로의 유력한 통로는 하늘길 즉 국제항공노선”이라며 “각 지역마다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요청이 쇄도해 지역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남부권에 인천공항에 필적할 국제공항을 건설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기존 국제공항은 단거리 노선, 남부공항은 원거리 노선을 배정해 기존공항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천공항은 여객과 화물의 집중으로 교통체증 유발, 이착륙 및 통관의 시간적 손실이 크고, 항공여객과 화물의 인천공항 접근비용이 신공항 건설비용보다 크다”며 인천공항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2관문공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위기상황 및 비상시 A380급 대형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대체공항 건설이 시급한 현실도 제2관문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논리다.
또 “비수도권의 낙후성은 열악한 국제노선에의 접근성에서 비롯된다. 특히 남부권은 그 열악함이 더욱 심하다”며 “남부공항으로 지방경제 낙후 원인인 이동과 연결의 부족을 보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경제의 핵심은 이동과 연결인데, 남부의 연결은 모두 서울을 향해 있다”며 “하늘(항공), 땅(육로, 수로), 바다(해로), 정보(인터넷망) 등을 뜻하는 이동과 연결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2017년 기준 영남권의 수출비중이 33.7%로 38.5%인 수도권 수출비중에 버금간다”며 “남부경제권에는 이동할 물량이 많아 국제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민원 교수는 “남부권의 항공수요를 대거 흡수할 대형 국제공항을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건설돼야 한다”며 “주요 도시로부터 40분(고속철도), 1시간30분(고속도로) 이내의 장소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경북대 이철우 지리학과 교수는 <남부권 관문공항 왜 어떻게 건설해야 하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김해신공항, 가덕도신공항, 대구통합신공항 계획과 추진은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전제로 재검토, 재검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김해신공항계획을 둘러싼 소지역이기주의와 국책사업의 정치수단화에 의한 다중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남부권 관문공항의 추진 계기는 물론 국가와 우리 지역의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제6차 공항개발계획(2020-2024)에 반영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관련 주체들의 정략적 이해관계를 초월할 수 있는 영호남을 아우르는 민관협의체의 조직화와 동시에 적극적인 청와대 국민청원과 언론홍보 등을 통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의 핵심논점은 공항입지가 아니라 공항실체(기능과 역할, 시설규모, 운영체제, 예산, 법적근거)이다”며 “항공서비스권역의 항공수요 및 잠재력, 항공기술 등에 대한 종합적·과학적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부권 관문공항 입지 후보지는 잠재적 중장거리 항공수요가 많은 중심도시와 산업 집적지와의 접근성이 양호해야 되고, 계획상의 공항부지 타당성뿐만 아니라 향후 확대 잠재성까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현재 영남권 신공항 정쟁의 핵심원인이 절차적 정당성 훼손이다. 입지선정의 결과만큼이나 과정과 절차상의 합리성과 정당성 담보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철우 교수는 “남부권 관문공항은 국가균형발전(헌법적가치) 실현과 남부권 삶의 질을 제고시킬 것”이라며 “수도권의 반대와 소지역주의를 극복해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새로운 발돋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이웅호 교수는 <제2관문공항 남중권 유치전략>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부권 관문공항의 사천건설은 적정성 측면에서 높다. 이는 지역균형발전과 영호남 화합차원에서 월등히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 등 5개 광역자치단체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남부권(부산, 대구, 울산, 광주, 전남, 경남 및 전북과 경북 일부 지역)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용이한 사천에 제2공항 건설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리산, 금오산, 와룡산 등에 둘러싸여 있는 사천은 어떤 지역보다 자연재해에서 안전하다. 큰 강이 없어 안개가 적으며, 태풍의 피해가 적다”며 지형적 적정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서 “바다에 인접해 이착륙의 안전도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부권 관문공항의 사천건설은 지역감정 유발을 차단시킨다는 의미가 있다”며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부산과 대구 이른바 PK와 TK의 배타적 질시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웅호 교수는 “제2공항 건설은 남부지역의 공동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지자체장의 굳건한 의지는 물론 지역민과 관계기관의 공동의 관심이 있어야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국제공항 특히 남부권 제2공항 건설은 지역이해와 정치적 이해득실에 의해 좌우될 것이 아니라 진정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4명의 전문가(조태환 경상대 교수, 김창곤 순천대 교수, 김승범 경상대 교수,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가 남부권 관문공항의 남중권 유치 타당성과 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이번 세미나에는 남해안 남중권의 180여명의 주민과 남해안남중권협의회 시장, 군수 및 경남도의원, 관계 공무원 등 총 250여명이 참석하는 등 남부권 관문공항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남해안 남중권발전협의회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남부권 관문공항의 남중권 유치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해안 남중권발전협의회는 정부의 국토균형발전계획의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 확정에 따라 전남 5개 시·군(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과 경남 4개 시·군(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으로 구성된 협의체이다.
남해안 남중권발전협의회장 권오봉 여수시장은 “대한민국 남부경제권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서화합을 통한 번영의 남해안시대를 활짝 열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호일 기자 hoie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