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주부터 매주 주말엔 <서커스 시즌제>…일상에서 즐기는 서커스
[KNS뉴스통신=백영대 기자] 마포 문화비축기지 야외마당에 만화나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알록달록한 색깔의 대형 ‘서커스 텐트’가 세워졌다.
지름 18m, 높이 9m의 커다란 텐트 안으로 들어서면 동시에 300 명까지 수용 가능한 꽤 넓은 공연장이 펼쳐져 마치 서커스의 나라로 이동한 것 같은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텐트 한 가운데 설치된 지름 8m의 원형무대는 어떤 역동적인 서커스 공연이 펼쳐질지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이 서커스 텐트를 비롯해 문화비축기지의 실내·외 모든 공간이 5월 한 달간 거대한 서커스 축제장으로 변신한다.
어린이날 연휴인 4 일(토)~6일(일) 3일간 <2019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서커스 캬바레 (Circus Cabaret)>가 열린다.
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서커스 축제다. 5월 둘째 주부터 매주 주말에는 영화를 보러 가듯 일상에서 서커스를 즐길 수 있는 <서커스 시즌제>가 이어진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공중곡예, 저글링, 줄타기 같이 ‘서커스’하면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전통적인 공연들부터 연극이나 클래식 음악, 라이브공연, 힙합 같은 타 장르와의 결합으로 종합예술 공연으로 거듭나고 있는 컨템포러리 서커스까지, 평소에는 보기 어려웠던 국내·외 총 25 팀의 서커스 공연이 펼쳐진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서커스 캬바레>와 <서커스 시즌제>를 릴레이 개최해 5월을 ‘서커스의 달’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작년 서커스 탄생 250 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카바레>를 선보였다. 해외 초청작 3편을 비롯해 국내·외 10개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며 이틀 간 총 1만 1684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행사는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와 문화비축기지가 협력해 진행하며,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한다.
◈프랑스·벨기에 등 국내 초연 해외초청작 4 편, 한국 서커스 변천사 10 편 등 총 14 편
3일간 열리는 메인축제인 <서커스 카바레>에서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해외 초청작 4 편을 비롯해 엄선된 국내·외 서커스 공연 총 14 편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 초청작 4 편은 프랑스, 벨기에, 대만 등 해외 컨템포러리 서커스 작품으로, 서커스는 고난도 기예의 경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음악, 무용, 연극 같은 다양한 장르와 서커스의 결합으로 새로운 트렌트를 선도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먼저, 사탕 숨결(La Brise de la Pastille)by 갈라피아 서커스 (Galapiat Cirque, 프랑스) 는 라이브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광대가 차이니즈폴 (Chinese pole) 서커스 기예를 펼치면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해학적 작품이다.
이어 사라방드(Sarabande)by 노에미 부탱&요르그 뮐러 (Noemi Boutin&Jorg Muller, 프랑스)는 저글링 등 서커스 기예와 바흐의 첼로 모음곡이 함께하는 공연으로, 융합장르로서의 서커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 이노센스(Innocence)by 라 시 뒤 부르종 (La Scie du Bourgeon, 벨기에)는 남녀가 대화하는 듯 한 연극적 서사를 서커스만의 기예로 표현한 공연이다. 남녀가 대립하고 대화하면서 겪는 시간과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를 두 배우의 탁월한 호흡과 움직임, 위트로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그리고 찰나의 빛 지금 이 순간은 얼마나 길까(How long Is Now?) by 포모사 서커스 아트 (Formosa Circus Art, 대만 )은 깡통, 빗자루 같은 일상용품을 저글링 도구로 사용하고 창의적인 신체 움직임을 더해 고정된 선입견에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또한, 국내 작품들은 전통적인 줄타기 공연부터 ‘동춘서커스’로 대표되는 공중곡예와 저글링 공연,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적 서커스에 이르기까지 국내 서커스의 변천사를 보여줄 예정이다.
전통연희 2편은 두 개의 줄 위에서 각기 다른 재주를 부리는 장인들의 기예를 볼 수 있는 ‘쌍줄타기’(줄타기 권원태 연희단)는 한국 전통연희의 대표적 레퍼토리인 줄타기공연의 진수를 보여준다. 차이니즈폴의 기원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솟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솟대쟁이놀이’ (솟대쟁이놀이 보존회)는 우리 연희의 흥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근대 서커스 2편도 ‘동춘서커스’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전통적인 곡예와 묘기 위주 서커스에 예술성을 가미해 곡예·무용·마술·음악이 결합된 기예가 60 분가량 펼쳐지는 ‘초인의 비상’(동춘서커스). 서커스 가족의 장남으로 태어나 50 여 년간 활동하며 국내 근대 서커스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리한 안재근의 서커스 인생을 담은 ‘스토리 서커스 (Story Circus)-根 ( 뿌리 )’ (안재근) 가 옛 추억을 소환한다.
현대 서커스 6편은 △슬랙타이트와이어 기예로 일상에서 아슬아슬하게 관계를 맺고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태움’ (봉앤줄) △내면의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부딪치는 모습을 에어리얼 밧줄과 신체 움직임으로 풀어낸 ‘우주고래’(공연창작집단 사람) △한국사회의 치열한 단면과 자유를 쟁취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외침을 서커스와 힙합의 결합으로 보여주는 ‘필드 홀러’(갬블러 크루) △비눗방울에 담긴 꿈같은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 마임 ‘경상도 비눗방울’(팀클라운) △올림픽 스포츠와 서커스를 넘나들며 경쟁을 보여주는 ‘서커스 올림픽’(서커스 디 랩) △공연 주체를 배우에서 참여자로 바꿔 서커스 저글링 도구를 몸으로 체험해보는 ‘지. 라운드’(창작그룹 노니) 등이 진행된다.
공연뿐 아니라 저글링, 접시돌리기, 줄타기 같은 서커스 기예를 전문가로부터 배워볼 수 있는 놀이·체험 프로그램이 열리고, 서커스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와 전 세계 서커스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오픈포럼과 라운드테이블도 진행된다.
축제장 한편에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도 와서 그야말로 눈과 귀와 입이 모두 즐거운 축제가 될 것이다.
또한, 국내·외 서커스 종사자들의 인터뷰와 채록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 서커스의 역사를 추적해보는 전시 <리서치: 연희/서커스>(창작그룹 노니)가 열린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공중곡예, 줄타기, 저글링, 접시돌리기 등 서커스 기예와 놀이를 아우르는 체험 프로그램인 ‘서커스 예술놀이터’가 하루 4회 열린다.
편한 복장과 신발만 갖췄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행사 당일 12시부터 현장 접수. 단, 안전상 이유로 5세 미만 참여 불가)
또, 행사장 곳곳을 오가는 2인1조의 서커스맨팀과 접시돌리기 같은 간단한 서커스 기예를 겨루고 상품도 받을 수 있는 ‘나도 서커스타!’도 놓치지 말자.
라운드테이블 및 학술행사인 △캐나다의 서커스 전용 공연장 토후(Tohu) 대표 스테판 라브와(Stephane Lavoie), 벨기에의 서커스 전문기관 카타스트로프 스페이스(Espace Catastrophe) 대표 캐서린 마지스(Catherine Magis)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서커스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오픈포럼(5.7. 대학로 공공라운드) △일본, 대만, 호주 등 아시아 6개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서커스아시아네트워크(CAN, Circus Asia Network) 연례미팅(5.4.~5. 문화비축기지) △컨템포러리 서커스의 창작적 관점을 고민하는 라운드테이블(5.6. 문화비축기지)이 각각 열린다.
◈5월 매주 주말엔 <서커스 시즌제> 일상에서 즐기는 서커스
<서커스 캬바레>가 끝나도 축제는 계속된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서커스 시즌제>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것처럼 서커스도 일상에서 가볍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뒀다.
11~26일(일) 매주 토·일요일마다 <서커스 캬바레>에서 선보인 작품 일부를 포함해 총 30회(14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서커스 캬바레>와 <서커스 시즌제>의 모든 공연은 무료이며, 4편을 제외한 모든 공연은 전 연령 관람 가능하다. 실내공연 8편은 공간 제한으로 사전신청이 필요하며, 3일(금) 18시까지 네이버 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85985)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연령 제한이 있는 4편 가운데 ‘이노센스’, ‘찰나의 빛: 지금 이 순간은 얼마나 길까?’ △‘우주고래’ 3편은 초등학생 이상, ‘사라방드’는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사전신청 후 관람 가능한 8편은 △이노센스 △찰나의 빛: 지금 이 순간은 얼마나 길까? △사라방드 △스토리 서커스(Story Circus)_根(뿌리) △태움 △우주고래 △지·라운드 △리서치: 연희/서커스다.
사전 신청을 못한 분들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단, 객석 수가 한정적이므로 서둘러 공연장 입구에서 대기해야 한다.
축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페이스북(www.facebook.com/seoulstreetartscreationcent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36-5724)
백영대 기자 kanon3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