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윤준식 기자] 모노드라마 ‘피에타’는 아들 예수의 죽음 앞에 선 어머니 마리아의 비탄과 슬픔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회화나 조각과는 또다른 감동을 전한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가 담긴 애가(哀歌:슬픔의 노래)를 뜻하는 ‘피에타’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제목으로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의 시체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애도하는 마리아를 표현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작품이다.
모노드라마 ‘피에타’에 등장하는 마리아는 종교적 의미에서 ‘성모(聖母)’라는 상징,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주는 강렬함에 갇힌 이미지 속의 마리아와 다르다.
뱃속의 태동을 느끼며 탄생을 기다리고, 오랜 육아의 과정을 통해 아들을 길러낸 평범한 아기 엄마, 아들의 성장과 함께 늙어가는 어머니로서의 마리아를 그려냈다.
그래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마리아는 아들 예수로 인해 엄마들이 겪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보여준다.
아장아장 걷는 사랑스런 아기를 바라보는 기쁨, 성장하며 민중의 지도자가 되는 아들의 금의환향을 바라보는 즐거움, 로마의 압제와 아들을 버린 유대인들에 대한 분노, 무시무시한 십자가 형벌을 당하며 죽어가는 아들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슬픔이 70분의 공연시간 동안 한 명의 여배우를 통해 절절히 그려진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아들, 하나님이 거두신 귀한 아들. 부디, 이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그가 겨울을 지나 영원토록 새롭게 태어나는 봄이 되어 사랑과 평화와 기쁨을 온누리에 펼치도록 축복하소서”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독백과 기도대신 불려지는 노래 ‘피에타’의 노랫말은 의미심장하다. 봄을 맞을 때마다 잃어버린 생떼같은 자녀를 추억해야 하는 모든 엄마들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대신 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모노드라마들이 배우의 넘치는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이 극은 여성 특유의 감성과 표정, 손짓, 장면장면을 묘사하는 5곡의 노래로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한다.
각기 다른 성격, 개성, 연령대의 여배우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마리아도 흥미진진하다.
이대현 연출이 극작을 겸했고, 김최미선, 허은, 최아름 세 명의 여배우가 3인3색의 마리아를 연기한다.
예수의 고향이었던 가난한 마을 나사렛을 묘사하듯 매우 단촐한 무대이지만 황금실 음악감독의 음악과 연주가 무대를 꽉 채운다.
프로젝트매니저로 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한 뉴와인엔터테인먼트 김동복 대표에 따르면 “공연 시작 전부터 좌석이 매진되어 첫공연부터 보조석을 놓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소극장 공연의 마케팅이 어려운 현실, 성경을 모티브로 한 종교극이라는 점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작품 컨셉과 주제가 사회적 분위기와 공감을 일으키기 충분하다”고 설명하면서 “이밖에 전작인 ‘여리고의 봄’에서 보여진 연출과 음악에 대한 기대가 관객들을 불러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준식 기자 newsnzi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