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올 여름 폭발할 것만 같았던 더위의 맹위(猛威)가 조금은 수그러든 모양새다. 1994년 이후 최고 더위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은 2018년의 여름. 그러나 어느새 그 여름도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즐기기엔 너무 더워 기쁘지 못했던 여름을 뒤로하고 나긋한 바람과 살진 하늘의 가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을 떠나요] 올 가을은 이번엔 부산, 그것도 용호동이다.
◆ 오륙도 - 부산 남구 용호동 936-941
부산의 대표적 명승지이지만, 여행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생소한 곳이 오륙도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에 의해 섬이 여섯개로도 보였다가 다섯개로도 보인다는 설(說)이 있지만, 이는 19세기에 어느 일본인이 잘못 기록한 내용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육지에서 가까운 것부터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나누어지는데, 등대섬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섬은 무인도다.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5개로도 보였다 6개로도 보인다는 신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해양생태보호구역이며, 강한 파도에도 굴하지 않고 긴긴세월 꿋꿋하게 버텨온 부산 사람의 기상을 나타내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어쩌면 부산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부산의 섬이 오륙도인 이유가 아닐런지.
▲ 하늘 위를 걷는 기분 ‘오륙도 스카이워크’ a.k.a 승두말 or 잘록개
오륙도 스카이워크의 옛 지명은 ‘승두말’이다. 생긴 것이 마치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승두마’라고 부르는 것이 후에 ‘승두말’로 바뀌었으며 해녀들과 지역민들은 ‘잘록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승두말’ 혹은 ‘잘록개’라고 불리는 이 곳은 동해와 남해의 경계지점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가장 넓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오륙도 스카이워크가 이곳에 설치된 것은 지난 2013년. 마치 하늘 위를 걷는 것같다하여 ‘오륙도 스카이워크’라고 이름 지었다.
35미터나 되는 해안절벽 위를 걷는 느낌은... 혹 ‘오금이 저린다’는 느낌을 받아본 독자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도 있겠다.
바닥유리의 두께는 55.49mm로, 매우 안전하게 설계됐다. 하지만 기자처럼 겁이 많은 이라면, 한여름 공포영화보다 더 아찔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바닥을 쳐다보면 발밑으로 첨벙첨벙 치는 파도 때문에 아찔한 느낌을 받지만, 고개를 들면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바다를 만나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 찾아가면 대마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 가을의 낭만 ‘오륙도 선상낚시’
날씨 좋은 날 통통배 어선을 타고 선상낚시를 하는 즐거움은 바다낚시의 꽃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오륙도는 부산 강태공들이 자주 찾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겨울철에는 겨울낚시의 꽃이라 불리는 붉은 열기가 많이 잡히고, 봄철에는 대물우럭과 대물볼락의 손맛도 느낄 수 있다.
해운대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오륙도 앞바다로 들어가 낚시를 즐기는데, 보통 하루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하고, 승선비는 6~7만원선이다.
혼자서는 배를 타기 힘들고, 5명 이상이 모여야 배가 움직인다는 점도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낚싯대는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고, 1만원 정도를 내야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 “요트도 타고 고기도 즐기고” 삼주다이아몬드베이 – 용호만유람선터미널
용호만유람선터미널(삼주다이아몬드베이)에 가면 72피트에 달하는 카타마린 메가요트를 탈 수 있다. 무려 92인승으로, 아시아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메가요트 '마이다스'는 지하 1층~지상 2층 구조로 스테이지, 미니바, 갤러리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럭셔리한 요트세일링이 가능하다.
특히 오륙도 코스는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출항해 오륙도를 거쳐 다시 용호만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부산 전경과 함께 오륙도의 여러 섬들을 바다 위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밤 9시에 출항하는 ‘올빼미 투어’는 맥주를 무한 제공해 줘 해운대-광안리-광안대교-오륙도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삼주다이아몬드베이 2층에는 또하나의 명소 ‘후레쉬 그릴’이 있다.
이곳에선 최고급 한우와 해산물을 함께 맛볼 수 있다. 한우등심+해산물세트, 한우차돌박이+해산물세트가 대표적이다. 샤브샤브와 막국수도 별미. 게다가 디저트용 과일과 샐러드 및 채소는 무한리필인데다 따로 계산을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인증샷 명소로도 쏠쏠하다. 후레쉬 그릴 창밖으로 마린시티와 광안대교가 펼쳐져 있어 이국적인 풍광을 온몸으로 누릴 수 있다.
◆ ‘조용한 쉼터’ 이기대 도시자연공원 – 용호3동 산25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아찔함을 느끼고 요트로 아름다운 가을바다를 누렸다면, 이제 조용하게 나만의 진짜 부산 바다를 느껴볼 차례다.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편이 백운포, 왼편이 이기대인데, 이기대는 상업적인 시설물이 없어 진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기대는 임진왜란 당시 수영 권번에 있던 두 명의 기생이, 수영성을 함락한 왜장에게 술을 잔뜩 먹여 취하게 한 후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지명유래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일출이나 일몰, 또 달이 뜨는 모습까지도 아름다운, 한마디로 하루종일 아름다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이기대이기도 하다.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