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장세홍 기자] 올해로 제12회를 맞이하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다양성(多樣性)과 공존(共存)_(부제:동시대 예술의 미학적 비전)’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총 31일간 강정보 디아크 광장 및 내부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미술제의 김영동 예술감독은 대구미술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깊이 이해하며 달성군 국립 근대미술관 유치 추진위원, 대구간송미술관 건립 자문위원, 이인성 미술상 심사위원 등을 미술이론, 저자 및 학술연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본 전시는 37명의 유명 국내외작가들과 특별전인 달천예술창작공간 제3기 입주작가 6명이 참여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전국적인 작가들의 참여로 10년 이상 지속돼 오는 동안 창립 당시의 예술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미술제로서의 양적 규모나 초점의 방향은 해마다 조금씩 달리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달성군의 문화도시 지정을 기념해 전반적인 모습을 크게 쇄신하여 밖으로 국제성을 지향하는 한편 지역과 좀 더 밀착하고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질적 양적 변모에 방점을 뒀다.
김영동 예술감독이 제시한 본 전시의 주제인 ‘다양성(多樣性)과 공존(共存)’은 현대예술의 주제와 양식 전반에서도 발견되는 가치로써 예술가들이 꿈꾸고 지향하는 예술적 비전에는 언제나 새로움과 그리고 다양성과 공존의 조화가 있으며 모든 예술작품에 관철되고 있는 현대미술에서의 시대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미술제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의 다양한 양식과 주제 속에서 우리가 함께 평화를 추구하고 지켜나가야 할 공통의 지혜를 깨닫고 용기를 얻게 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날의 현대미술의 주요 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됐다.
김영동 예술감독이 이끄는 이번 미술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서 매년 야외 조각 설치작업 위주로 펼쳐지던 광장 중심에 건축적인 구조의 설치작업을 채택해 주변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연을 배경으로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시민들에게 열릴 예정이다.
광장 중앙에 설치되는 박봉기의〈호흡(Breath)〉은 15×8×3m 규모로 짓는 대나무 집으로 햇빛과 바람을 통과시키는 둥근 아치와 궁륭이 조화되어 자연과 인간의 기술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이어서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참여 작가인 송광익의 수많은 노끈 가닥을 엮어 만들어진 'Sound of Silence'가 길이 10m 높이 3m 정도 크기로 축조돼 빽빽한 숲속을 지날 때 내는 바람 소리와 공기의 떨림과 빛의 반짝임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아울러 광장 여기저기서 마치 유리온실 같은 다섯 개의 파빌리온 건축 속에는 다섯 작가의 개성을 담은 작은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다. 실내 공간에서 섬세하고 정치한 작품들을 제작해온 조각가 및 설치작가들의 작품구성이 건물 밖 야외에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진열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주요 관람 포인트로는 디아크 건물 내 전시 면적을 확대해 실내 공간의 설치작업은 물론 평면 작품의 전시도 관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홍보 전시관으로 사용되던 디아크 문화관은 해외 작가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작가의 영상, 드로잉, 평면,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된다.
함혜경의 싱글 채널 비디오 '평온의 섬'(2020)과 '벌(bee)이 없으면 도망치는 재미도 없다'(2018) 두 작품이 상영되는데, 함혜경의 영상에는 특정하지 않는 화자 한 명이 영어 또는 일어 등의 외국어로 독백하듯 말하는 내레이션은 함혜경의 특유 작품 구성 방식이다.
이 독백과 내레이션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일상의 소회나 특유의 감수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네덜란드 작가 파라틴 오렌리는 '도시의 유전자(The Gene of Cities)'(2022)자본주의 문명의 탐욕과 확장 지향적 성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비디오 작품을 선보인다. 이외 실내 전시장의 국내·외 작가의 다양한 시각언어로 발언되는 작품을 통해 현대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의 가치와 방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실내 전시공간에는 이태형, 이배, 김봉천 이기성, 김상열, 김결수 등 과감한 실험과 대단한 에너지로 제작한 모두 비구상 계열의 대형 캔버스 작품이 초대되며, 아트리옴에는 독일 작가 올리버 그림의 초기 설치 작품 '게임 버전 1.2(Games ver 1.2)'을 전시한다.
3D프린트로 만든 작은 조각품들인, 무기를 손에든 장난감 인형들을 갖고 전쟁놀이를 벌이는 상황을 흥미롭게 재연하는 이 작품은 10년 전 개인전에서 한 차례 발표한 것을 이번 전시 기회에 새로운 버전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게임 세계를 통해 현대인이 가진 욕망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또 국내 초기 영상작가로서 꾸준히 비디오 작업을 인도해오고 있는 김해민의 '2개의 그림자(Two Shadows)'영상작품은 3채널 영상의 가운데 화면에 정면을 응시하는 한 어린아이를 두고 좌우 양면에 아이의 측면 그림자 이미지를 배치해 마치 그림자놀이에 반응하는 아기의 묘한 동작에 관객의 시선이 몰입하게 만든다.
이번 ‘2023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향후 미술인과 전문가들의 학술적인 예술 행사인 동시에 대중들과 함께 즐기며 예술작품을 체험 할 수 있는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있다.
참여작가의 신혜정의 '뒹굴 뎅굴 또로록- 공손이를 찾아라'는 예술활동 키트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며,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소리와 언어 : 나의 음송 상자찾기' 프로그램은 작가의 작품 ‘음송상자’에 참여자가 직접 녹음하고 하모니 형태로 송출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미술제 기간에 달성군 문화도시센터에서 진행하는 시민참여프로그램 '올 가을 강정에서 놀자!'(주관:대구현대미술가협회), '강정보의 꿈'(주관:달성미술협회)과 디아크 강빛축제 미디어 파사드 행사가 함께 진행돼 미술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9월 15일 오후 7시에 개최되는 개막식에는 금관 5중주단 웨이브라스와 소프라노 이정아의 오프닝 공연과 축하공연에 이어 주제공연에는 최두혁 무용가가 이끄는 최댄스컴퍼니가 무대를 꾸민다.
‘2023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 자세한 내용은 2023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세홍 기자 jsh953@kns.tv